반갑습니다!!!

적벽대전1은 예고편이었다-적벽대전 2 최후의 결전(2009) Red Cliff:The Decisive Battle

Posted by 호핀
2009. 2. 5. 12:52 문화/영화

적벽대전 2 : 최후의 결전

위드블로그 리뷰어에 당첨되어 서울극장에서 적벽대전2를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와이프와 보기로 했는데 사정이 있어 친한 직장후배와 같이 보았지요. 덕분에 서울극장 뒷골목의 유명한 맛집 '삼해집'에서 굴보쌈과 감자탕에 소주한잔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철이라 그런지 굴이 정말 맛있더군요. 평일 7시 무렵이었는데도 가게 밖에 줄지어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니 신기하더군요. 영화를 보기전에 가끔 술을 마시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영화를 보다가 졸면 안되기 때문에 조금만 마셨습니다. 약간의 술은 영화를 즐기는데 도움이 됩니다. 감수성도 좀 더 예민해지고 소리가 더 잘들리기도 하지요.



적벽대전 2는...

포스터를 보셔도 알겠지만 적벽대전 1,2는 기존 삼국지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와는 다르게 유비가 아닌 조조, 주유, 제갈공명, 손권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천하통일을 꿈꾸는 조조의 야심에 맞서 유비진영과 손권진영은 동맹을 맺습니다. 유비와 손권의 동맹이지만 실제로는 양진영의 참모이며 군사전략을 총괄하는 제갈공명과 주유의 연합의 의미가 더 크지요. 이제 조조와 주유,제갈공명은 모든 지략과 전술을 총동원하여 맞섭니다.

적벽대전 2는 전편 적벽대전 1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전작은 조조, 유비, 손권, 주유, 제갈공명의 소개 성격이 강하고 개인중심이었다면 이번 2편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개인보다는 사건에 더 초점이 맞추어지고 스케일도 큽니다. 장면전환도 스크린을 칼로 베는 효과를 통해 전개되어 극적인 효과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다들 아시는 삼국지를 원작으로 하여 줄거리를 요약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것 같네요. 적벽대전2는 그동안 나온 중국블럭버스터중에서도 빼어나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를 몇가지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movie.daum-img.net/movie/movie-photo/78/27/392778/still_392778.jpg

박진감 넘치는 전쟁씬 !

그동안 보아왔던 중국 전쟁 블록버스터들중에서는 '영웅'의 전쟁씬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해왔습니다. 대규모 전투씬과 처절한 소규모 육반적이 잘 어우러져 마치 전쟁터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꼈었거든요. 적벽대전2는 한걸음 더 나아가 수상전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의 핵심인 적벽대전 전투 전반부의 화공을 이용한 수상전투는 정말 전대 미문의 장관입니다. (전투씬을 보고 장관이라고 하니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영화는 영화니까...)  단순하게 불화살을 쏘고 기름을 뿌리는 정도가 아니라 소형화선 스스로에 불을 붙여 적측의 선박에 돌진합니다. 병사들은 몸에 칼과 화살을 맞으면서 적 선박에 기름통을 던지기도 하지요. 수상전은 무려 100여척의 모형전선을 만들어 제작했다고 하네요.

적벽대전 전투의 후반부는 조조의 본진에 쳐들어가는 손권과 유비 연합군의 육상 전투를 다룹니다. 손권,유비연합군은 네모난 장방형의 방패를 화살막이로 사용하여 사방을 막고 조조의 본진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갑니다. 화살이 마치 총알처럼 쏟아지고 라이언 일병구하기의 초반 전투씬처럼 병사들은 처절하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 전투에서 감녕이 전사하는데 실제로는 적벽대전에서 큰 공을 세워 강좌호신이라 불리우고 나중에 촉한과의 전투에서 만왕 사마가의 화살을 맞고 죽습니다. 감녕의 비중을 좀 더 키우고, 전쟁의 비장함을 극대화하기 위한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됩니다.)


리더십의 격돌 !

흔히 조조는 창업형 CEO에 비유하고 손권은 수성형 CEO에 비유합니다. 조조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 위해 때로는 자신을 속이는 행동까지 할 수 밖에 없지요. 적벽대전2에서도 조조는 한편으로는 역병에 걸려 죽은 병사의 시체를 배에 실어 손권측으로 보내 역병을 전염시키는 잔인한 행동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병약한 자식의 예를 들어 역병에 걸린 병사의 마음을 움직여 사기를 고양시킵니다. (계산된 행동이지요.)

반면에 주유는 예와 기본을 지키는 리더입니다. 역병으로 약해진 조조를 치자고 부하들이 말하자 이럴수록 정도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지요. 병사들은 주유를 진심으로 믿고 따릅니다. 죽음도 불사할 정도로 말입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조조와 목적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주유의 싸움이 흥미진진하게 벌어집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원작에는 없는 손권의 누이 손상향이 첩자활동을 하고 사랑에 빠지는 에피소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네요. 축구의 기원이 중국이라는 것을 드러내기위해 일부러 넣었다는 말도 있는데 조금 불만입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영화를 보시면 알게됩니다.)

영화후반 소교가 죽음을 무릅쓰고 조조에게 가서 조조의 진군을 늦추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것도 오우삼감독 특유의 감정과잉이 아닌가 싶습니다. 굳이 원작에도 없는 내용을 넣을 필요가 있나 싶네요. 소교를 맡은 링즈링의 아름다운 모습은 저를 즐겁게 했지만 소교하나로 조조의 진군이 늦어져 전쟁에 패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된다는 것은 어딘지 우스꽝스럽고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