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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액션영화가 아니랍니다 "레드벨트 (2008) Redbelt"

Posted by 호핀
2009. 3. 1. 23:01 문화/영화
격투기 액션영화가 아니랍니다 "레드벨트 (2008) Redbe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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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의 호의적인 평가? 주짓수를 다룬 영화?

레드벨트는 영화를 보기전에 기대를 많이 한 작품입니다.  생소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네티즌의 호의적인 평가가 많다는 점... 격투기중에서도 전설적인 무술인 주짓수를 다룬 다룬 영화라는 점이 저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주짓수는 일본의 유도 무술가 마에다 미쓰요가 실전 속에서 익힌 격투 기술과 유도 기법들을 주짓수의 창시자로 알려진 그레이시(엘리오 그레이시) 가문에 전수한 격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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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시 가문에 의해서 전수되어 왔기 때문에 그레이시 유술이라고도 하고 브라질 유술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동양의 무술이 낯선 브라질에서 이어져 오다니... 특히, 격투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잘 아는 전설적인 이종격투기 선수 '힉스 그레이시'로 더욱더 유명해진 무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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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트는 어떤 영화인가?

레드벨트는 액션영화가 아닙니다. 만약 액션영화를 기대하고 계신다면 다른 영화를 보시는 편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좀 특이하죠. 격투기가 소재이면서도 변변한 액션장면 하나 없는 영화라니...

영화의 줄거리는 그다지 새롭지 않습니다.

마이크 테리는 주짓수 도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돈과 명예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무술을 갈고 닦으며 무도인의 정신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죠. 비가 내리는 어느날 저녁 한 여자가 도장에 도움을 청하러 오고 의도하지 않은 총기사고가 발생합니다. 그로 인해 여러가지 말썽이 일어나며 마이크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죠. 마이크는 아끼던 제자의 죽음, 아내의 배신, 돈문제등으로 궁지에 몰리게 되자, 평소에 경멸하던 이종격투기에 출전하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이종격투기 경기의 비리를 알게 되자, 출전을 포기하고 이를 폭로합니다.

직접 보시면 알겠지만 주인공 마이크는 이종격투기 경기에 출전조차 하지 않습니다. 호쾌통쾌한 액션은 기대조차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사실적인 액션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사실 마이크역을 맡은 치웨텔 에지오포의 주짓수 연기는 어설프게 보이기 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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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변변한 액션장면 조차 나오지 않는 격투기 영화를 왜 만들었을까요? 

비밀은 감독에게 있습니다. 감독인 데이비드 마멧은 각본가로 영화를 시작했습니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 언터처블 한니발 등 유명영화의 각본을 썼다지요. 호미사이드와 같은 사회성 짙은 영화를 만든 감독입니다. 잘나가는 각본가이면서 꾸준히 영화를 만들어 내는 감독인 셈이죠. 재미있는것은 여러가지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영화는 경제논리/돈벌이와 상관없이 무술인으로써의 명예와 자존심을 애써 지켜내려는 한 무도인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헐리웃 영화와는 달리 화려한 액션, 선명한 권선징악, 해피엔딩은 없습니다. 주인공은 여러가지 힘든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할뿐입니다.
'레드벨트'는 주짓수의 최고수에게 주어지는 '붉은띠'를 말합니다.

레드벨트는 단지, 무술실력만의 고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외면과 더불어 내면의 진정한 고수만이 받을수 있는 명예입니다. 감독은 여러가지 역경속에서도 원칙을 고수하여 '레드벨트'가 되는 마이크의 모습을 통해 사라져가는 정신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은것 같습니다. 다만, 그러한 감독의 의도가 서양에서는 신선할 지 몰라도 우리와 같은 동양권에서는 그다지 신선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에 문제인듯합니다.

레드벨트는 잔잔한 드라마입니다. 액션영화를 기대하신다면 아예 보지 않는 편이 좋을것 같습니다. 주짓수의 팬이라서 보려고 하신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