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80년대의 감성, 2000년대의 잔인함 - 실종 (2009)

Posted by 호핀
2009. 6. 5. 11:37 문화/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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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녀가 식사를 하기 위해 우연히 외딴 시골 식당에 들립니다. 남자는 순식간에 살해되고 여자는 납치되어 고문에 가까운 곤욕을 치릅니다. 여자의 언니는 실종된 동생을 찾기 위해 행적을 뒤쫓아가고 궁지에 몰린 식당 주인의 광기는 커져만 갑니다.

영화는 전형적인 Rural Horror의 성격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통 이런 쟝르는 싸이코패스가 닥치는 대로 살인을 저지르는 슬래셔 무비거나 악당과 쫓고 쫓기는 스릴러 둘중 하나입니다.
 
Rural Horror는?

1. 도시와 떨어진 시골, 농촌, 교외지역을 주 무대로 한 호러장르(제가 그냥 만든 명칭입니다.)
2. 악당은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오히려 유순해 보이거나 아니면 아예 사람들과 단절되어 지내는 사람입니다.
3. 카니발리즘, 신체훼손등 갖가지 잔인한 장면이 등장합니다.


결론을 말하자면 영화 실종은 시대착오적인 작품입니다. 문성근과 추자현이라는 걸출한 연기파 배우의 열연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납치한 추자현의 동생을 성추행하고 고문하는 장면은 일본 3류영화를 보는 듯해 불쾌하기 짝이 없고 액션씬, 추격씬 너무나 정형적이어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뭐하러 넣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범인이 잡혀도 끝나지 않는 공포와 분노"를 주기 위해서 일까요?

김성홍 감독은 전작 '올가미', '손톱'등을 통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스릴러 장르 영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세이 예스'의 실패 이후 오랜시간 침묵을 지키다가 만든 작품이 바로 이 영화 실종입니다. 그러나 전작에 비해 발전된 부분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실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만들수 있는 고어물이 인기를 끌고 있으니 '신체훼손' 영화를 기획하고 거기에 맞추어 줄거리를 만들고 영화를 급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듭니다. (개인적인 의견이니 탓하지 마세요.)


기억나는 것은 추자현의 동생역을 맡은 전세홍의 멋진 몸매와 처절한 노출씬뿐이네요. 18억원이라는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져 어느정도 손익분기점을 넘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종잡을 수 없는 스릴러 '핸드폰'

Posted by 호핀
2009. 3. 31. 22:30 문화/영화

스틸이미지

핸드폰
감독 김한민 (2009 / 한국)
출연 박용우, 엄태웅, 황보연, 박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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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잃어버린 순간, 표적이 된다!

연예계 밑바닥부터 시작해 오직 성공만을 향해 달려 온 매니저 승민(엄태웅). 매일 밤 끊이지 않는 술자리 접대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가족의 신변마저 위협당하고 있는 승민에게 여배우 진아(이세나)는 마지막 희망이자 전부다. 그런 승민에게 진아의 억대 CF 계약을 목전에 두고 진아의 섹스동영상을 갖고 있다는 진아의 남자친구 윤호(김남길)이 협박을 해온다. 승민의 핸드폰에 문제의 동영상을 전송하고, 돈을 요구하는 윤호. 때마침 승민은 핸드폰을 실수로 잃어버리고 패닉 상태에 빠진다.

돌려받고 싶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초조해진 승민은 핸드폰을 주운 누군가가 핸드폰에 담긴 문제의 섹스동영상을 봤다고 직감한다. 정체 모를 습득자 이규(박용우)는 핸드폰을 되돌려 주는 조건으로 세 가지 조건을 내건다. 첫째, 전화를 공손하게 받을 것. 둘째, 반말하지 말 것. 셋째, 자신이 지목한 누군가를 손 봐 줄 것.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꿀 수 있는 치명적 비밀이 담긴 핸드폰을 되찾기 위해 승민은 이규의 요구대로 꼭두각시처럼 움직인다. 하지만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해지는 요구에 승민은 이규를 잡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출처 : 다음 영화)

김한민 감독은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장편영화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감독입니다. 전작은 한국형 추리물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했고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차기작이 정말 기대되더군요.

그래서 이 영화 <핸드폰>은 영화를 보기 전에 많은 기대를 한 작품입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연예인 매니저가 중요한 정보가 담긴 핸드폰을 잃어 버리고 그 핸드폰을 우연히 주은 이마트 고객담당 주임을 추적한다는 내용이죠.  그 와중에 매니저의 와이프의 불륜등이 엉키어 복잡하게 일이 돌아갑니다.

전작 <극락도 살인사건>은 섬이라는 특수한 공간과 상황을 배경으로 복선과 반전이 뒤섞여 음울하면서도 코믹하고 치밀한 변종 추리물이었습니다. 약간의 허술함이 보이긴 했지만 독특하고 영리한 영화였다고 생각됩니다.


<핸드폰> 왜 실패한 영화인가?


하나, 쓸데없는 암시와 복선
<핸드폰>은 전작 <극락도 살인사건>과 마찬가지로 영화 곳곳에 암시와 복선이 깔려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엄태웅의 집에 장식되어 있는 수석을 들 수 있습니다. 연예인 매니저이면서 젊은 엄태웅의 집에 왜 수석이 장식되어 있나 했더니 영화 후반부에 중요한 소품이 되더군요. 그 밖에도 많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여러가지 암시와 복선이 영화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집중도를 떨어뜨린다는 겁니다.

둘, 이해가 되지 않는 캐릭터
선량한 대형마트 고객담당 주임인 박용우가 싸이코에 가깝게 변하는 모습도 개연성이 많이 떨어져 영화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박용우와 엄태웅의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이 스릴 넘치기 보다는 짜증나더군요.

셋, 너무 긴 런닝타임
이 영화 200분이 넘습니다. 스릴러 영화가 두시간이 넘도록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동영상을 유포하는 남자 모델에 관한 장면들은 상당수 편집하는 편이 좋을것 같네요.

그 밖에도 많은 결점이 있는것 같습니다.  다만, 김한민 감독 특유의 암시와 복선을 찾아보는 재미와 캐릭터와 일체화된 멋진 연기를 보여준 엄태웅의 연기는 칭찬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