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세계를 여행하려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
예전에 보통 음악을 좀 듣는다 하는 사람들은 '가요->팝송->락/메탈->프로그레시브->재즈/클래식'순으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쉽게 접할수 있는 가요를 통하여 음악을 좋아하게 되고, 좀 더 다양한 음악을 듣기 위해서 팝을 듣게 되는 거지요. 세운상가등에서 소위 빽판 (불법 복사 레코드판)을 사서 락/메탈을 듣고(싼 가격보다는 당시엔 금지곡이 많아서지요.) 좀 더 복잡한 음악을 듣기를 원하면서, 프로그레시브,재즈,클래식을 들었었지요.
생소한 클래식을 들어보기 위해서 클래식 안내서도 몇권 사게 됩니다. 보통 많이 사게 되는 안내서는 '명반'을 소개하는 형식의 책입니다. 클래식은 같은 곡을 어떤 지휘자, 연주자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많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런 책을 사고 명반만을 쫓아 음악을 듣다보면 정작 클래식이 무엇인지,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브람스 교향곡 3번은 어떤 CD가 명반인지는 알아도 브람스가 어떻게 교향곡을 작곡했으며,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들어야 하는 지는 잘 모르게 되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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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은 명반을 소개하는 책이 아닙니다. 클래식, 그중에서도 교향곡이 무엇인가를 10명의 위대한 작곡가들과 그들의 대표적인 교향곡을 소개함으로써 알기쉽게 설명하는 책이지요.
저자 금난새 소개
금난새는 1947년에 태어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휘자중에 한분입니다. 서울 예술 고등학교 재학중에 이미 영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데뷰했지요. 서울대를 거쳐 독일 베를린 예술대학에서 지휘를 배웠습니다.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 등 국내 어느 지휘자보다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현재는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며
경기도립 오케스트라의 상임 지휘자로 부임중입니다.
교향곡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교향곡을 클래식 음악의 대표적인 장르이며 기악의 꽃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교향곡은 클래식 음악의 모든 요소를 담은 음악형식이며, 다양한 소리와 풍부한 표현력으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나 세계적인 음악이라고 말합니다.
교향곡은 오페라 서곡에서 시작하여 리피에노 콘체르토, 모음곡 형식을 거쳐 하이든에 이르러 완성되었습니다. 이후 모차르트에 의해서 오페라적인 요소, 즉, 이탈리아풍의 노랫가락을 교향곡에 도입하게 되어 교향곡의 표현을 더욱 풍부하게 하였지요. 베토벤은 하이든과 모차르트의 뒤를 이어 교향곡을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완성하였습니다. 자유로운 형식에 문학적인 요소를 도입하여 혁신적인 작법으로 교향곡을 발전시켰습니다.
교향곡은 일반적으로
'1악장 빠른 악장(소나타 형식), 2악장 느린 악장, 3악장 미뉴에트 혹은 스케르초, 4악장 빠른 악장(소나타 형식 혹은 론도 형식)'의 4악장형식으로 이루어 집니다.
클라라 슈만과 브람스
브람스를 아시나요? - 브람스 교향곡 제1번 C단조 Op.68
이 책은 무수히 많은 클래식 작곡가 중에서 역사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가장 뛰어난 10명의 작곡가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베를리오즈, 멘델스존, 브람스, 차이콥스키, 드보르자크,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적 위치, 인생과 대표 교향곡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인 브람스에 대한 내용을 소개합니다.
브람스는 독일 함부르크 출신이며,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음악관을 고수했던 작곡가입니다. 실제 삶 또한 그러해서 존경했던 베토벤의 교향곡들을 의식하여 구상한 지 20년만에 교향곡 1번을 작곡했으며, 자신을 알아준 슈만이 죽자, 슈만의 가족들을 평생 돌보았습니다. 또, 미망인인 클라라 슈만을 사랑하여 평생 독신으로 살았습니다.
1악장 조금 지속적인 음으로 - 빠르게 - 조금 덜 빠르게
전체 분위기는 도전과 투쟁, 시련을 나타내고 있으며, 무언가 무겁게 짓누르는 느낌을 줍니다.
2악장 느리게 지속적인 음으로
클라라 슈만과의 이룰수 없는 사랑의 느낌이 숨어 있으며, 염원하고 기대하는 종교적인 분위기도 느낄수 있습니다. 마직막 바이올린 독주는 무지개가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표현합니다.
3악장 조금 빠르고 우아하게
소박하고 우아하며, 밝은 분위기입니다. 경쾌하게 시작하는 클라리넷은 원래 어두운 음색의 악기인데 여기서는 밝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브람스가 가장 좋아한 악기지요.
4악장 느리게-좀더 느리게-적절히 빠르게, 그러나 힘차게-좀더 빠르게
긴 항해, 해야 할 일, 풀어야할 해답이 풀리지 않은 어두운 분위기입니다. 마치 항해중에 육지가 보이지 않을때의 분위기지요. 거친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선원들은 마침내 육지를 밟았습니다. '살았으니 뭐라도 할 수 있을 거야' ......
책을 덮으면서, 그리고 다시 열면서
이 책을 포함한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시리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여졌습니다. 아직 다른 책을 읽지 못했지만 문화/예술에 대하여 쉽고 친근하게 쓰여졌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이 가네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였지만 교양에 무지한 저같은 어른들에게도 교양의 세계를 여행하기 위한 입문서로 훌륭하다는 생각입니다.
희귀반, 명반을 소개하는 컬렉터를 위한 클래식 안내서나, 잘 알지도 못하고, 또 어쩌면 알 필요도 없는 클래식 이론을 곁들인 어려운 입문서 보다는 이 책을 통하여 쉽고 친근하게 클래식/교향곡에 접근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직접 지휘를 하고 계시는 저자의 생생한 설명에 당장이라도 교향곡을 듣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멋진 책입니다. 한번 읽고서 버리는 책이 아니라 마음에 드는 부분을 먼저 읽고 필요할 때마다 다시 읽을수 있는 지침서 같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40분이 넘는 시간을 헤매야 하는 교향곡 여행에 있어서 든든한 안내서를 하나 옆에 둔다면 좀 더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