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는 끝났다 - 이은' 를 읽고서
한국 추리문학을 둘러싼 환경은 척박하기 그지 없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등 선진국에 비해 독자층도 얇고, 책이 많이 팔리지 않으니 작가도 많지 않지요.
그래서 간만에 나온 장편 한국추리소설 '코미디는 끝났다'는 반갑기 그지 없었습니다. 그만큼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아무리 후하게 점수를 주려고 해도 시간낭비 했다는 생각을 버릴수가 없네요.
내용은 간단합니다. 잘나가는 개그맨이 죽이겠다는 협박전화를 '레이져 킬러'라고 불리는 연쇄살인마에게 받고 겪게 되는 여러가지 일들을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합니다. 주로 주인공의 심리변화에 따른 감정 묘사와 주인공 주변의 살인사건, 사고들을 잔인하게 묘사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살인자들의 섬'이나 '양들의 침묵'처럼 사건의 해결에 초점을 맞춘것이 아니라 심리묘사에 치중한 심리추리소설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느끼기에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잔인한 신체훼손 묘사에 치중한 그렇고 그런 소설이다라고 말하고 싶네요.
제가 이해를 하지 못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단서를 늘여놓고 나서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였다 이 소설은 심리추리소설이다라는 것을 명심해달라고 독자에게 말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닐까요.
'살인자들의 섬' 이나 '양들의 침묵'은 소설을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런 무언가가 있었는데 이 소설은 중간이 너무 지루해서 빨리 결말을 보고 도대체 누가 주인공을 협박하고 있으며, 레이져 킬러는 누구인가 라는 것을 알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그런데 그 기대마저 무시하니 조금은 웃긴 이야기이지만 화가 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작가가 잘 모르는 분야인 것이 분명한 개그에 대한 묘사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소설에의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여러가지 어려운 환경이지만 작가님 제발 분발해주세요. '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