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리뷰] 학교란 무엇인가? 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
EBS는 최근 좋은 평가를 받은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다시 펴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책들은 교육, 육아에 대한 책들입니다. EBS의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와 사례를 중심으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사실을 풀어나가기 때문에 재미와 감동, 교훈을 모두 얻을수 있습니다.
그런 EBS에서 펴내는 책들도 마찬가지로 국내 전문가 뿐만아니라 해외 전문가와 사례를 들어 다양한 관점으로 사실을 이해할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학교란 무엇인가'역시 동명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펴낸것입니다.
학교란 무엇일까요?
학교란 무엇일까요?에 대한 해답은 책의 마지막에 나와 있습니다.
바로 "교육의 목표는 행복한 사람을 만드는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교육의 목표는 명문대 진학이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이나, 대기업 취업, 의사, 변호사등 전문직에 있지 않습니다. 교육의 목표는 나와 주변사람들이 행복할수 있도록 가르키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학교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길러내는 것이 목표인 것이지요.
이 책은 학교가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배우고 자랄수 있는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학교란 무엇인가?라는 책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있나?
책의 제목은 학교란 무엇인가이지만 사실 책 내용의 상당수는 교육에 있어서 학교의 역할과 더불어 가정에서의 부모의 교육태도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더군요.
책은 사회 통념으로 알고 있는 '칭찬의 힘'을 부정하면서 시작합니다.
우리는 흔히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말하며 칭찬을 남발하기 일쑤입니다. 특히 저처럼 어설프게 육아에 관심을 가지는 부모일수록 기회만 되면 칭찬하기 바쁩니다. 과연 칭찬이 좋기만 한것일까요.
책은 칭찬을 하되 제대로 칭찬하라고 말합니다. 진심이 담겨져 있지 않은 칭찬을 자주 할 경우 아이는 칭찬 중독에 걸려 공부나 일의 핵심보다는 어떻게 하면 칭찬을 받을까만 고민하게 된다는 거죠.
두번째 파트는 독서의 힘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어렸을때는 부모가 책을 매일 정기적으로 읽어줌으로써 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적절한 두뇌개발을 유도할수 있다고 말합니다. 독서가 두뇌개발에 미치는 영향을 초보 독서가의 뇌와 숙련된 독서가의 뇌를 비교하면서 과학적으로 설명합니다.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독서는 국어나 영어와 같은 언어영역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나 과학등 다른 과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군요. 독서를 통하여 뇌가 성숙하게 되면 빠른 시간 안에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이 개발된다고 합니다.
독서를 통하여 자발적인 학습능력이 발달한 아이는 스스로 배울수 있는 능력이 발달하게 됩니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메타인지 능력이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생각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하고, 한차원 높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지식중에서도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이 참된 지식이고 그러한 것을 판단할수 있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메타인지는 스스로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를 인식하는 능력입니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실제로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느낌 사이의 격차를 자주 경험할 수록 길러진다고 합니다.
즉, 사교육을 통하여 선행학습을 하고, 주입식 교육만을 받게 된다면 메타인지 능력은 떨어질수밖에 없고 결국 성적도 떨어지기 마련이라는 거죠. 사교육은 마케팅에 의하여 '남보다 뒤쳐지면 안된다'라는 공포를 필연적으로 조성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약자인 학부모와 아이들은 사교육을 외면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최상위 0.1%의 학생들을 실제로 인터뷰한 결과 사교육을 받더라도 학습의 보조수단 정도로 활용하지 절대적인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고 의존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그들은 뛰어나게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생활습관이 남다르지도 않다고 합니다.
다만, 그들의 공통된 특징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정확하게 안다는 점입니다. (바로 메타인지 능력이죠.) 그리고 그러한 능력은 착실한 '복습'을 통하여 길러졌다고 합니다. 그들은 틀린 문제는 따로 정리해서 반복적으로 복습함으로써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고 하네요.
책은 배움의 미래는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대안학교인 서머힐 학교를 예로 제시합니다. 서머힐 학교는 아이가 공부시간을 선택합니다. 시간표가 있긴 하지만 반드시 출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계절에 따라 다른 아이들과 놀면서 다양한 체험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낄때 수업에 참여하고 배운다고 하네요. 그들이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들은 일반 학교를 다닌 아이들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고 하네요.
학교가 그리고 우리가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학교나 우리가 가장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바로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고 있는가입니다. 성적이 아니라 배움의 기쁨을 느끼도록 하고 다른 사람과의 경쟁이 아니라 나와 타인이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고민하는 아이가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공부를 잘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와 같은 내용도 있고 사교육의 폐단에 대해서는 마치 르포와 같이 서술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교육방송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바탕으로 치밀하고 객관적으로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책입니다. 아이를 기르고 있다면 한번쯤은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사담이지만 와이프가 초등학교 선생이라서 서로 책을 읽고 몇가지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와이프는 대체로 책의 내용에 공감을 하면서도 실제 교육현장에서 적용하기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힘들다고 하더군요. 날마다 수업시간전에 책 읽어주기와 같은 것도 저학년에서는 가능하지만 고학년에서는 스케쥴이 바빠 실행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한반에 아이들이 너무 많아 아이들 하나 하나 신경쓰기가 여간 힘든일이 아니라고 하더군요...결국 교육시스템의 투자와 개선 없이 선생님 개개인의 노력으로 학교를 바꾸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