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싸드(THAAD)'를 읽고서
여기에도 미국 경제위기, 달러화 약세를 더하여 소설을 완성했습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미국은 전쟁을 필요로 하는 나라다!"라는 말이 소설에서 중요한 주제입니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경제가 좋지 않으며 극우주의자들이 권력을 잡고 있는 일본의 이해와 맞물려서 한국을 무대로 중국을 상대로 미국 일본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가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싸드는 중국의 대륙간탄도탄을 근거리에서 감시하는 것을 요체로 하고 있으며, 시스템에 변형을 가하면 요격도 가능한 강력한 방어체계다'
중국은 싸드가 한반도에 배치된다면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이 모두 무용지물이 되어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미중일 간의 이러한 이해관계 속에서 한 연구원이 미국이 전쟁을 벌이려고 한다는 정보를 알게되고 그가 죽음으로써 발생한 의혹을 한 변호사가 밝혀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큰 줄기입니다.
거대 권력의 의혹을 파헤치는 변호사라는 소재가 존 그리샴을 떠올리게 하지만 법적인 지식을 바탕으로한 그의 소설과는 달리 '싸드'는 '전쟁을 경제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치밀한 이야기 전개나 공감이 가는 등장인물은 없습니다. 대화는 비현실적이며, 사건들도 단순화어 몰입을 방해합니다. 무엇보다 '싸드'의 결말은 너무 황당해서 1편이 끝났나 싶을 정도입니다. 사건은 해결되지 않고 너무 거대한 세력이라서 어쩔수 없다라는 정도로 마무리됩니다. 아마도 작가는 '싸드' 와 '미국은 전쟁이 필요한 나라'라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서둘러 소설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리가 있는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는 과감히 무시하고 말이죠.
적어도 군데 군데 드러나는 유치한 대화만이라도 조절했다면 훨씬 나았을텐데 말이죠. 대중오락소설이라고 수준이 떨어지거나 유치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아뭏튼 끝까지 읽긴 했으니 아주 엉망인 소설은 아닙니다. TV드라마 수준이 소설이라고 생각되네요.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태프트 리포트' 라고 해서 각 장의 앞머리에 주요 정치인을 묘사한 글이 나오는데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미국에서 바라본 입장이지만 대상이 되는 정치인을 비교적 정확히 묘사하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마지막에 다크호스처럼 표현되는 '윤상현'에 대한 글은 그다지 신뢰가 가지도 공감이 가지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