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은 느낌은 우선 오랜만에 잘 정돈된 글을 읽으니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인터넷 서핑중 읽은 글과 업무상 또는 필요에 의해서 읽는 각종 서류, 자기계발서등을 읽으면서 문법에 맞지 않거나 어색한 글들에 불편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건 그렇고 이 책은 심리여행에세이라는 부제가 붙어있긴 하지만 여행보다는 심리에 더 중점을 둔 책이다. 사랑, 질투, 시기등 인간의 감정들에 대하여 저자가 여행지에서 느낀 생각, 읽었던 책들, 본인의 인생에서 느낀 점, 더 나아가 직접 정신분석을 받으며 알게된 사실들을 잘 조합하여 풀어내고 있다.
에세이 답게 현학적이거나 억지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글들이 대부분이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저자 개인의 경험이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재미있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상처받았던 저자의 마음을 옅보게 된것 같아 조금은 우울하기도 했다. 그 상처는 내 상처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두들 그럭저럭 사회생활을 해나가고 있지만 과연 자신이 잘하고 있는것인지? 내 마음이 정상인지? 약간씩은 걱정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나게도 좋은 책인것처럼. 김형경 작가의 소설들보다 오히려 이 책이 가장 마음에 든다.
빨간색의 자극적인 표지로 되어 있는 책이다. 190여 페이지의 책이지만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먹는것을 줄이지 않으면 절대 살을 뺄 수 없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의 반만큼만 먹는 습관을 기르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몸이 익숙해져서 소식하게 되고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누구나 실천하기는 어려운 이야기이다. 영화배우 설경구는 10kg이 넘는 살을 찌웠다 뺐다 했는데 그 비결은 무조건 많이 걷기 라고 말했던것이 기억난다. 물론 식사조절도 했겠지만.
이 책은 서점에서 꼭 읽어보고 사시길 권한다. 어쩌면 서점에서 다 읽어버릴지도 모른다...재미있어서 그런것이 아니라 쉽고 짧아서 그렇다. 금연도 그렇고 다이어트도 그렇고 세상사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은 그 의지를 조금더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책을 집어들고 읽자마자 빠져들었다. 어제밤에는 새벽까지 읽다가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겨우 멈췄을 정도이다. 그리고 오늘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마저 다 읽었다.
코맥 매카시는 코엔 형제의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원작을 쓴 작가이다. 노인을...도 읽었습니다만 영화가 워낙 뛰어나서인지 끝까지 읽기가 힘들었다. 작가 특유의 건조한 문체 때문에 더욱 그런것일지도 모른다. 반면에 이 작품은 몰입도가 대단하다. 어쩌면 나도 아들이 있기 때문에 더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면에서 보면 청소년보다는 아이가 있는 중장년에게 보다 어필할 수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이 책은 세기말을 다룬다. 예전의 매드맥스시리즈,워터월드 근래의 28주후, 둠스데이, 레지던트이블, 나는 전설이다등 세기말을 다룬 영화는 많지만 세기말을 다룬 책은 처음 읽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생각나는 영화는 '미스트' 이다. 죽음과 직면한 상황에서 아들을 어떻하든 보호하려는 아버지의 모습이 비슷해서 일까? 하지만 결말은 전혀 다르다. 주인공인 '남자'는 계속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고, 아들의 죽음을 생각한다. 희망은 보이지 않고 자신이 먹힐지도 모른다는 공포, 아들이 먹힐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점점 더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트와 달리 아버지는 포기하지 않는다. (이 점은 좀 의외다. 왜 심경의 변화가 생겼을까? 다시 한번 책을 읽어보아야 겠다. 아뭏든 저는 이렇게 이해했다.)
'아들의 비참한 죽음'은 아버지의 생각일뿐 아들은 아들대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 후에 포기하고 포기하지 않고는 아들의 몫일 것이다. 아마도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본 아들은 굳세게 삶을 헤쳐나갈것이라고 믿는다. '아들-자식'은 '희망'입니다. 우리들의 아버지, 어머니가 그랬듯이 저또한 제 아들을 희망이라고 여긴다.
꽤 재미있게 본 영화다. 잘생긴 남 주인공과 늘씬한 여 주인공이 등장하니 눈이 즐겁고, 이종격투기의 액션도 볼만하다. 무엇보다 간만에 청춘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 영화라 더 반가웠다. 청춘영화의 공식이 무언가 하면 (그냥 내가 생각하는 공식이지만) 다음과 같다.
청춘영화의 공식
1. 건강하게 생긴 남주인공 - 굳이 꽃미남일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건강해 보여야 하고 호감형이면 된다. 영화를 망치지 않기 위해 일정 수준의 연기력은 필요하다. (그래서 나중에 스타가 되는 경우가 많다) -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불우해야 한다. 편부나 편모슬하일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스포츠, 공부, 싸움등 특별한 재능이 있어야 한다. - 주인공을 괴롭히는 과거가 있으나 해결가능한 과거여야 한다. 지저분한 과거는 안되고 쿨한 과거야 한다. 부모나 형제의 사망과 관련된 에피소드면 족하다.
2. 늘씬한 여주인공 - 대사가 많지 않으니 연기력은 필요없다. 몸매는 반드시 늘씬해야하고 금발이면 금상첨화. 똑똑해보이면 안된다. - 주인공을 만나기 전에 이미 남자친구가 있으며 그는 주인공과 대적하는 악당이다.
3. 고뇌에 찬 스승 - 잘 생기고 젊은 백인은 안된다. 노인이 가장 좋으며 아니면 흑인 또는 유색인종이야 한다. - 반드시 과거가 있어야 하며 그 과거로 인하여 사회와 일정부분 거리를 두고 산다. 그 과거는 남주인공이 도와줄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어야 한다.
4. 남주인공과 대적하는 악당 - 말이 악당이지 혐오감을 주게 생기면 안된다. 남주인공보다 살짝 떨어지는 정도면 좋다. 집은 되도록 잘 살아야 하고 성격을 제외하고 부족한 점이 거의 없어야 한다. - 영화 말미에 남주인공과 화해해도 쿨하게 보일 정도야 한다. - 악당대신 엄청난 고난이 등장하는 등 상황에 따라선 등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정도면 거의 이 영화의 줄거리를 요약한 것과 다름없다. 이런 공식의 청춘영화 중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것은 단연 '탑건'이다. 그외에 '맨오브오너', '굿윌헌팅'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쓰레기라는 평이 많지만 이렇게 관점을 달리해서 보면 괜찮은 영화이다.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분, 선남선녀를 좋아하는 분, 무엇보다 청춘영화의 공식을 사랑하는 분은 이 영화를 보시라.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아무래도 스타가 될 듯한데 기존 스타와 이미지가 비슷한 부분도 있어 보너스로 첨부한다. (비슷하지 않나요? ㅠ.ㅠ)
플래닛 테러 감독 :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2007,미국)
출연 : 로즈 맥고완,프레디 로드리게스
잘 알다시피 이 영화는 타란티노의 데쓰 프루프와 짝을 이룬 영화다. 두영화 다 대놓고 B급 무비를 표방해 스크래치, 필름 끊김 효과등을 일부러 집어 넣었다. 어차피 오락영화에다가 호러무비이니 줄거리는 큰 의미가 없다. 황당한 줄거리 전개에 그다지 무섭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것은 전적으로 로드리게즈의 힘이다.
'무협지에 나오는 영웅처럼 전설적인 총잡이가 나오고 악당을 통쾌하게 무찌른다.' 라는 로드리게즈식 공식에 맞추어진 영화이다. 내용상으로는 좀비영화중에 '바탈리언'과 유사하다. 군에서 나온 괴물질이 사람들을 좀비로 만들고 그 와중에 벌어지는 소동등.
전반적인 느낌은 그럭저럭 잘 만든 좀비영화라는 것이다. 크게 부족한 면은 느껴지지만 정말로 잘 만들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로드리게즈의 데스페라도등을 생각하면 아쉽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감독 : 오우삼
(2008,중국)
출연 : 양조위,금성무,장풍의,장첸,조미,후쥔,나카무라 시도,린즈링
적벽대전 1부는 2부를 위한 예고편같은 것이라는 평이 많다. 그렇다면 이 영화로만 본다면 별로라는 이야기 일까? 영화를 보고나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라고 느꼈다. '영웅', '야연', '무극', '연의 황후' '황후화'등 최근 제작된 다른 중국 블록버스터와는 차별화된 무엇을 보았으며 재미로만 봐도 그럭저럭 볼 만 하다.
오우삼 자신이 아주 오래전부터 만들고 싶어하고 준비해왔던 작품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영화를 보니 최근의 중국 블럭버스터에 편승한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최근의 분위기가 있어 이 영화도 제작 가능했겠지만...) 역설적이지만 이 영화는 최근 제작된 중국대작영화들과 다르게 세련되지 않다. 액션도 투박하고 의상이나 분장도 투박하다. 70년대 중국 무협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이다. 조조, 손권, 주유, 제갈공명외에는 잘 알려져있지 않은(내기준에서) 배우들이고 연기또한 예전의 약간 과장된 느낌이다.
이야기는 조조가 유비와 난민을 쫓는 장면에서 시작해서 유비와 손권이 동맹을 맺고, 유비,손권 동맹군과 조조의 대군이 적벽에서 결전을 하기 직전에 끝난다. 그 밖에 관우, 장비, 조운의 가슴 떨리는 일당백 싸움도 나오고, 거북진을 비롯해 진법을 이용한 군사들의 대규모 전투도 나온다. 삼국지를 여러번 읽은사람, pc게임 삼국지를 밤새워 했던 사람들에게는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것 같다. 참고로 '삼국지 용의 부활'보다는 훠워씬 삼국지스럽다...
감독 : 나수요
(2006,홍콩)
출연 : 오경,정중기,양애근,임설,부영,홍천명,시우파이 청,노혜광
단순한 오락영화는 아닌것 같다. 액션이 주이긴 하지만 가장 큰 주제는 사랑인데, 그 사랑이 일반적인 사랑이 아니다.
주인공은 이연걸같은 배우가 되고 싶은 쿵후 고수이다. 어떤 여자를 알게 되고 그여자를 위해 돈을 벌고자 불법 사설 격투장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조금은 충격적인 것은 마지막 장면이다. 여자는 너무나 허무하게 자살하고 남자 역시 여자의 복수(?)를 위해 조직으로 쳐들어가 죽는다... 죽을줄 알고 간 것이기에 남자도 자살한것과 마찬가지이다.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그래도 받아들일수 있는것은 영화전반의 진정성 때문인듯하다.
재미있게 만드려고 이야기를 만든것이 아니라 감독이 무엇인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 방식이 조금은 촌스럽고 어색하지만 진정성이 느껴지고 에너지가 느껴진다. 보면 시간낭비는 아니라고 생각될 영화.
동생인 호아킨 피닉스가 마음을 다르게 먹고 변신하는 후반부로의 연결도 썩 매끄럽지는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영화와는 차별화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빗속에서의 자동차 추격씬과 막판의 습지에서 추격전은 독특합니다. 특히 빗속의 추격씬은 탁월합니다. 주인공의 한편으로는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과 또 한편으로는 아버지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박진감 넘치게 잘 그려져있습니다. 심리묘사도 탁월하지만 이는 전적으로 화면구성 및 촬영의 힘인것 같습니다.
감독의 약력을 보니 2007년에 한 영화의 촬영을 맡았었습니다. 촬영감독을 할 정도로 촬영에 일가견이 있어 그러한 장면을 만들어 낼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다고는 말 할수 없지만 흥미있다고는 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덧붙인다면 호아킨 피닉스의 카리스마에 마크 윌버그가 많이 밀리는 느낌입니다. 존재감도 너무 없고... 크리스쳔 베일정도의 배우가 맡거나 아니면 팀로스등 연기파가 했다면 좀더 나을듯합니다.